2009년 6월 23일 화요일

부치지 않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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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은 편지

-정호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 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은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 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지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이슬에 새벽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 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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