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8일 월요일

김인국 신부의 평화방송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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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국 신부 "정운찬, 어떻게 그런 무서운 말을…"


평화방송 출연 "화염병이 용산 원인" 발언 반박…"유가족들 눈물 닦아 드려야"


2009년 09월 21일 (월) 12:33:34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김인국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가 21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용산 사고는 화염병이 직접 원인" 발언 대해 "따질 건 따지고 달랠 거는 달래야 하는데 이 분이 하는 말씀은 가끔 네비게이션이 바보 같은 소리 할 때 같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신부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정 후보자의 '화염병' 발언에 대해 "오늘과 같은 이런 거짓말은 용서가 안 된다"며 "아니 자기가 수사관도 아닌데 어떻게 속 내용을 다 알아서 그런 무서운 말을 확신을 담아서 결정적으로 함부로 할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 김인국 신부.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신부는 "△정말 화염병이 참사의 원인이었다면, 희생자들이 불에 타 죽었어야 하는데 왜 시신이 그렇게 무참히 훼손되었을까. △이빨은 다 부서지고 두개골은 처참하게 함몰이 되고, 불에 타 죽었다는 사람의 손목과 발목은 왜 풀이 잘리듯 그렇게 싹둑 잘렸을까. △검찰은 왜 부검을 한다면서 희생자들의 살점과 내장을 다 드러냈을까. △극한의 망루에서 살아 내려온 사람이 나중에 주검이 되어서 나온 이유는 무얼까"라고 물으며 "하도 이런 일들이 기가 막히니까 유가족들이 시신 사진이라도 공개해서 진실을 밝히고 싶다는 거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김신부는 "'화염병 투척이 원인일까' 아니면 '과격 진압이 원인일까' 원인이 서로 갈린다. 그러면 어떤 게 진실인지 가려야 한다"며 "이런 결정적인 의문에 답을 내리지 못하면서 '수사 기록은 개인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내놓을 수 없다'는 이런 엉뚱한 소리를 자꾸 늘어놓으시면 큰 죄에 더 무거운 죄를 보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신부는 정 후보자가 검찰 수사 기록 공개를 사실상 거부한 것을 두고 "수사기록 3000쪽을 내놓으면 진실이 대번에 가려지고 그렇게 되면 유가족들이 승복을 하든지 명예회복을 요구하든지 해서 장례를 치를 수 있는데 왜 그 손쉬운 해법을 외면하는 건지 묻고 싶다. 총리 후보자 한 번 대답해 보세요"라고 촉구했다.

김신부는 정 후보자의 '가족과 조합간에 당사자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최선'이라는 답변에 대해서도 "일은 정부가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조합이랑 해결하라? 아니 그런 생각이면 왜 처음부터 정부가 개입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망루에 올라간 지 겨우 하루 만에 특공경찰들을 몰고 가서 그런 무서운 짓을 벌여놓고 이제 와서 조합하고 이야기하라고요? 아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인국 신부는 또 "수사 기록 내 놓으시고, 시비를 가리시고, 그래서 '유가족을 달래든지', '벌 주시든지' 해서 종결을 지어야지 추석이 내일 모레인데 아직까지 이렇게 끌고 있는 게 이게 인륜에 맞는 일입니까"라며 "설령 유가족들의 주장이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무시하시면 그거는 참 잘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인국 신부는 "(용산참사는)정권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걸 드러내면 정권의 정당성 자체가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만 "대통령부터 정말로 진심 어린 친서민 행보라면 가셔야 한다. 가셔서 유가족들 눈물 닦아 드리셔야 한다. 안아주셔야 한다. 그리고 시비를 가려보겠다고 하셔야 한다. 혹시 또 정부에 책임이 있으면 진심으로 사과하면 된다. 왜 그걸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운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후보자는 용산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살인진압 경찰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국민들께 사죄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매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나 농성자들이 다량의 시너를 투기한 상태에서 경찰특공대를 향해 투척한 화염병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초입력 : 2009-09-21 12:33:34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